손님 연락처 받을 때 지켜야 할 것

매장에서 손님 이름과 연락처를 받을 때 동의가 필요한 경우와 알려야 할 항목, 구두 동의의 한계, 바로 쓸 수 있는 동의 문구를 정리했어요.

동의 없이 받아도 되는 번호와, 그렇지 않은 번호

미용실에서 손님이 전화로 예약하면서 이름과 번호를 불러주면, 그걸 적는 데는 따로 동의서가 필요 없어요. 예약을 잡고 그날 시간에 맞춰 연락하는 일 자체가 손님이 요청한 일이니까요. 옷 수선을 맡기고 다 되면 알려달라고 한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계약을 맺고 이행하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이면 동의 없이도 받을 수 있어요.

선이 갈라지는 건 그 번호를 다른 데 쓰기 시작할 때예요. 두 달 뒤에 '이번 주 파마 30% 할인' 문자를 보내는 건 예약을 잡기 위한 일이 아니라 홍보예요. 홍보나 판매 권유 목적으로 쓰려면 손님이 그 사실을 알고 따로 동의해야 해요. 예약 장부에 번호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 광고 문자를 보낼 권한까지 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같은 번호라도 쓰임에 따라 근거가 달라져요. '내일 2시 예약 확인드립니다'는 이행이고 '재고 정리 세일합니다'는 광고예요. 헷갈릴 때는 이 문자를 안 보내면 누가 아쉬운지 따져보면 대충 갈라져요. 손님이 아쉬우면 이행 쪽이고, 매장이 아쉬우면 광고 쪽이에요.

동의 없이 써도 되는 정보였다는 걸 증명할 책임은 매장에 있어요. 손님이 문제 삼았을 때 '예약 때문에 받은 번호예요'라는 설명이 통하려면 실제로 그 용도로만 썼어야 하고요. 판단이 애매한 항목은 처음부터 동의를 받아두는 편이 훨씬 마음 편해요.

동의를 받을 때 반드시 알려야 하는 네 가지

개인정보보호법은 동의를 받을 때 손님에게 알려야 할 것을 네 가지로 정해두고 있어요. 어떤 항목을 모으는지, 무엇에 쓰는지, 얼마나 갖고 있는지, 그리고 거부할 수 있고 거부하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예요. 넷 중 하나라도 빠지면 서명을 받아두었어도 온전한 동의로 보기 어려워요.

항목은 '고객 정보' 같은 뭉뚱그린 말 대신 이름, 휴대전화번호, 생년월일처럼 하나씩 적어요. 목적도 '서비스 개선'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예약 확인과 시술 이력 관리, 할인 안내 문자 발송'처럼 손님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쓰고요. 실제로 장부에 적지도 않는 항목을 습관적으로 넣어두는 것도 문제예요.

보유 기간은 '회원 탈퇴 시까지'나 '마지막 방문일로부터 1년'처럼 끝이 보이게 적어요. 기간을 안 정하고 계속 갖고 있으면 3년 전에 한 번 왔던 손님 번호까지 그대로 남아 있게 돼요. 적어둔 기간이 지난 명단은 실제로 지워야 하니, 처음부터 지킬 수 있는 기간으로 잡으세요.

네 번째가 가장 자주 빠져요. 마케팅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약을 안 받거나 서비스를 거절하면 안 돼요. 문구에도 '동의하지 않으셔도 예약과 시술은 그대로 이용하실 수 있고, 할인·이벤트 안내 문자만 받지 못하세요'처럼 불이익의 범위를 좁고 정확하게 적어두세요.

말로 받은 동의는 유효한가

말로 받은 동의가 무효인 건 아니에요. 전화로 내용을 알리고 동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식도 법이 인정하는 방법 중 하나거든요. 카운터에서 내용을 읽어주고 손님이 그러겠다고 답한 것도 성격은 같아요. 문제는 유효하냐가 아니라 나중에 그걸 어떻게 보여주느냐예요.

손님이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는데요'라고 하면, 동의를 받았다는 걸 내놓아야 하는 쪽은 매장이에요. 그때 '분명히 여쭤봤고 네라고 하셨어요'는 근거가 되기 어려워요. 그 사이 직원이 바뀌었거나 반년이 지났으면 사장님 기억도 흐릿해져 있고요.

그래서 어떤 형식이냐보다 흔적이 남느냐가 중요해요. 종이 동의서면 날짜와 서명을 받아 스캔해 두고, 태블릿으로 받으면 체크한 시각이 같이 저장되게 해두세요. 문자로 안내 링크를 보내고 손님이 눌러 동의한 기록을 남기는 방법도 있어요. 전화 상담이 잦은 매장은 녹취 안내를 하고 통화를 보관하기도 해요.

남길 때는 세 가지를 붙여서 남기세요. 언제 받았는지, 그때 손님이 본 문구가 무엇이었는지, 어디까지 동의했는지예요. 특히 문구는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 마련이라 예전 버전을 따로 보관해야 해요. 수집 항목이나 목적을 바꿨다면 예전 동의로 덮지 말고 다시 받아야 하고요.

바로 쓸 수 있는 동의 문구와 흔한 실수

카운터에 두고 쓸 문구는 이 정도면 충분해요. '○○헤어는 예약과 시술 이력 관리를 위해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수집합니다. 마지막 방문일로부터 1년간 보관한 뒤 파기합니다. 동의를 거부하실 수 있으며, 거부하셔도 예약과 시술 이용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여기에 마케팅은 칸을 나눠서 따로 받아요. '할인·이벤트 안내 문자 수신에 동의합니다'를 별도 항목으로 두고, 위 칸과 눈에 띄게 구분되도록 배치하세요. 손님이 첫 칸만 체크하고 두 번째 칸은 비워둔 채 나갈 수 있어야 제대로 나눈 거예요.

가장 흔한 실수는 이 둘을 한 줄로 묶는 거예요. '개인정보 수집 및 마케팅 활용에 동의합니다'에 체크 칸 하나만 두면 손님에게는 선택지가 없어요. 미리 체크해서 내미는 것, 글씨를 작게 넣어 사실상 안 읽히게 하는 것도 결국 같은 문제예요.

동의를 받았어도 광고 문자에는 규칙이 더 붙어요. 밤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 사이에 보내려면 그 시간대에 대한 동의를 따로 받아야 하고, 문자 안에는 수신을 거부하는 방법이 들어가야 해요. 동의받은 날부터 2년마다 계속 받을지 다시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고요. 명단을 앱으로 관리한다면 동의 여부와 받은 날짜가 손님 정보 옆에 남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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